생태적인 삶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길을 찾는 사람들을 21일 밤 11시 20분 방송하는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카메라에 담았다.
멀쩡한 직업을 내던지고 귀농촌으로 향한 장수 하늘소마을 주민들. 전북 장수군 산 중턱에 위치한 장수 하늘소마을에는 작정하고 귀농 한 12가구가 모여 산다. 마을에는 공동 규약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순환농업에 중요한 퇴비를 제공하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누와 치약은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쓰는데, 비누 역시 폐식용유로 만든 재생비누를 사용한다. 하늘소마을에선 자연이 만들어 낸 것 중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버리는 일이 없다. 벼에서 쌀을 도정한 후 남는 왕겨나 쌀겨부터 땔감이 남긴 재까지 모두 다시 자연으로 돌려 보낸다.
경기 포천시 지장산 자락에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산 속 열매 채취로 먹이를 찾기 어려운 겨울 산의 새들이나,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에게 보금자리를 나눠주는 도연암의 도연 스님.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이곳 저곳에 뿌리며 새들과 이야기하는 걸 즐기는 스님은 아예 새들이 좋아하는 열매가 열린 나무를 심기도 한다.
빈민사업으로 시작한 두레공동체를 마을로 확장시킨 이들도 있다. 9년 전 지리산에 터를 잡은 이들은 땅과 사람을 살리는 두레마을을 만들었다. 한 마을사람은 야생동물들의 집과 가정을 빼앗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생태적인 삶의 시작은 자연을 대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행여 동물들이 터전을 잃고 굶주릴 것을 걱정한 마을사람들은 먹이를 찾기 힘든 겨울철 먹거리를 내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나무를 베는 것도 최소한으로 쓰러진 나무를 주워다 쓰는데, 이들은 겨울에는 땔감으로,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로 모든 것을 나누는 숲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입을 모은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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