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시험관 햄버거’가 10월쯤 공개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시험관 햄버거는 소의 근육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만든 고기를 햄버거 패티로 사용함으로써 식량 부족과 탄소 배출, 동물학대 논란 등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업을 주도하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마크 포스트 박사팀은 현재 길이 3㎝, 너비 1.5㎝, 두께 0.5㎜ 정도로 고기를 배양한 상태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배양접시에서 키워 수천 겹의 얇은 소 근육세포로 전환한 뒤 진짜 소 먹이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를 공급해 세포를 키워왔다. 진짜 고기와 같은 질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근육 섬유들을 굽히고 당기며 운동까지 시켰다. 이런 배양고기 조각 3,000개와 지방세포 수백개를 섞어 다지면 햄버거 패티를 만들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포스트 박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고기 맛을 따라잡으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맛 집을 등급별로 소개한) 미슐랭에서 별 3개를 받아 최고 식당으로 분류되는 영국 버크셔 ‘팻 덕’ 레스토랑에서 유명 인사들을 대상으로 시식회를 열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이 기술을 적용하면 판다고기와 같은 색 다른 고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20만파운드(약 3억5,600만원)를 지원받아 6년 전 작업을 시작한 연구진은 인조고기의 대량 생산에 10~20년이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 포스트 박사는 “향후 40년간 육류 수요가 두 배로 늘 것”이라며 “시험관 햄버거와 같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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