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두 번째 실시된 서북도서해역의 해병대 해상사격훈련이 종료됐다. “무모한 선불질을 감행한다면 연평도 포격전의 몇 천 배 되는 무서운 징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북한의 거듭된 경고에 따라 전군이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했으나 우려할 만한 도발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훈련지역 도서주민 1,00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불편을 겪었다. 북한은 지난 달 같은 훈련 때도 전면전 운운하는 등 훈련마다 도발적이고도 모욕적인 언사로 우리의 대응을 시험하고 있다.
우리의 훈련이 국제법을 포함한 어떤 기준으로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 자국 관할수역 내에서의 통상적 방어훈련이라는 점은 새삼 재론할 여지도 없다. 이번에도 우리 군은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훈련일정을 사전 통보했고, 유엔사 군사정전위 요원들이 훈련을 참관하는 등 정확한 절차를 밟았다. 그런데도 북한이 협박강도를 계속 높이는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무력화라는 오랜 전략적 목적 외에 3대 세습 정착기, 또 한국의 선거기라는 특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어떻든 북한의 태도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우리 군 훈련의 필요성과 명분을 더욱 강화시킨 것이 그들 자신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적반하장이다.
이 국면에서 가장 강조돼야 하는 게 군의 대비태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때 군은 안이한 정보 판단과 어설픈 대응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는 뼈아픈 실수를 연거푸 저질렀다. 즉각 응징, 원점타격 등의 의지와 능력을 말뿐이 아닌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더 이상의 도발의지를 꺾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북한이 상투적으로 여겨져 온 협박언행을 최근 몇 년 간은 여러 차례 실행에 옮겼던 점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날 시작된 한미연합 잠수함훈련이나 다음주 개시되는 키 리졸브훈련 이후는 물론, 국내외 정세가 유동적인 올 한 해는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각오로 국가방위 태세에 한 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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