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교과과정에 충실한 면이 돋보이는 글이다. 신문기사에서 언급한 현상들을 교과과정에서 다룬 개념들과 연결하여 교과이론들을 실제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개념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능력과 적용능력을 보였다. 그리고 단순히 교과서 제시 수준을 넘어 심화된 개념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도 보였다. 이런 측면이 신문 활용 교육인 NIE의 취지에 적합했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
글의 구성을 살피면, 먼저 잦은 이상기후로 피해가 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보도한 신문기사를 요약했다. 그리고 서론에서 그 원인을 온실가스의 과도한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상세히 설명한 이상기후와 지구 온난화와의 관계가 매우 설득력 있고 구체적인 점이 좋았다.
다만 여기서 이후의 주제에 대해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쉽다. 서론의 마지막 부분,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를 '따라서 우리는 과학적인 노력 외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본질적 치유책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는 형식으로 쓴다면 논지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위에서는 문제제기가 결론처럼 서술되어 다소 무딘데, 논술에서는 직접적인 문제제기가 핵심임을 기억해야 한다.
본론은 학생이 구상한 두 가지 측면에 충실했다. 그 하나는 '인식(자연과 인간 간의 관계에 대한 관점)'의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의 이기심(소유욕)'의 측면이다. 타당하고 바람직한 논거이며, 더욱이 '가이아 이론'과의 연계는 매우 훌륭하다. 또한 가이아 이론에 대한 개념 설명도 적절했고, 그 이론의 의미를 '공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자신의 논거와 효과적으로 연결한 점도 좋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이 이야기가 왜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함이 부족하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서론에서 문제제기가 흐렸기 때문이다. 만약 예를 든 것처럼 서론을 구성했다면, 본론 첫 머리에서 '과학 기술 외에 필요한 것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공생의 관점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는 직접적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근거를 '가이아 이론'으로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글에서 가이아 이론이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히 중요하게 인식되며, 다음 논거도 전개가 편해진다. 지금까지의 문제가 그러한 공생의 관점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이기심ㆍ물욕ㆍ소유욕 때문임을 보이고, 과학적 노력과 병행하여 모든 이들의 공감과 실천이 바탕이 된 '지속 가능한 개발'이 필요함을 제시하면 본질적 치유책으로 삼을 수 있다. 이 과정에 이기심(소유)과 자연 파괴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주어야 한다. 마지막 두 문단에 보이는 다소 추상적이고 문학적인 표현들을 구체적 근거로 고쳐 표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글은 논리적으로 일관되고, 논거가 타당하며,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심화된 사고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여기에 서론에서의 요약적이며 직접적인 문제제기와 '주장 제시+근거'의 형식적 측면의 보완이 있으면 매우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논술은 글자 수의 제한이 있어 미괄식 구성보다는 두괄식 구성이 효과적이므로, 주장을 먼저 보이고 그 근거를 제시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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