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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기자의 Cine Mania] 스필버그-오스카상-한국 흥행의 '삼각함수'

입력
2012.02.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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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할리우드의 대명사라 해도 될 흥행의 대가이다. 아마 일흔을 바라보는 이 흥행술사의 생애 최고의 해는 1993년이었을 것이다. '쥬라기공원'으로 그 해 전세계 흥행 왕좌에 올랐고, 같은 해 '쉰들러 리스트'를 만들었다. 결이 전혀 다른 두 영화로 스필버그는 더 많은 돈과 더 큰 명예를 손에 넣었다.

'쉰들러 리스트'는 스필버그의 한을 풀어준 영화다. 1978년 '미지와의 조우'(감독상 후보)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과 인연을 맺은 이래 그는 '쉰들러 리스트'를 연출하기 전까지 단 한번도 오스카를 손에 쥐지 못했다. 그런 스필버그에게 '쉰들러 리스트'는 감독상까지 안겨줬다.

'쥬라기공원'과 '쉰들러 리스트'의 성공으로 '양동작전'은 스필버그의 주특기가 됐다. 한 해 두 편의 영화를 예사로 선보이게 됐다. 흥행에 방점을 찍는 영화와 작품성에 주안점을 둔 영화 한 편씩을 한 해에 개봉시키는 전략이 바탕에 깔렸다. '쥬라기공원2: 잃어버린 세계'와 '아미스타드'를 개봉시킨 1997년과, '우주전쟁'과 '뮌헨'으로 관객맞이를 했던 2005년이 대표적이다. 뮌헨올림픽 테러와 이스라엘의 보복을 다루며 수상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던 '뮌헨'은 2006년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받진 못했다.

국내 개봉 시기는 다르지만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과 '워 호스'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나흘 간격으로 극장을 찾았다. 두 영화에 대한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흥행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틴틴'은 전세계에서 3억7,144만 달러를 벌어들여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워 호스'는 제작비의 2배를 벌었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틴틴'은 19일까지 81만5,951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만 봤고, 9일 극장가를 찾은 '워 호스'(9만6,265명)는 교차상영 수모까지 겪고 있다. 지구촌에서 스필버그의 이름 값은 여전하지만 한국 극장가에선 체면을 구기고 있는 셈이다. '틴틴'이 '쥬라기공원'이라면, '워 호스'는 '쉰들러 리스트'에 해당한다. 예상대로 '워 호스'는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만일 27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워 호스'가 영예를 차지한다면 스필버그를 외면했던 국내 관객들은 좀 많이 머쓱해질 것이다.

스필버그에게 거는 딴지 하나. '쉰들러 리스트' 이후 그는 전쟁이나 국제적인 갈등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상을 노려왔다. 전형적인 소재주의. '라이온 일병 구하기'가 그에게 두 번째 오스카 감독상을 가져다 줬으니 그럴 만하다고 넘어가야 할까.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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