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가해학생들에게 최고 징역 장기 3년6월의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3단독 양지정 판사는 20일 급우를 괴롭혀 자살에 이르게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된 서모(14)군에게 징역 장기 3년6월에 단기 2년6월, 우모(14)군에게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을 선고했다.
양 판사는 "피고인들이 인격형성 단계로 사리분별력이 떨어지고 컴퓨터게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안이 중요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아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양 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이 미성년자이긴 하나 죄질이 좋지 않아 형의 집행을 더욱 엄히 한다"며 "하지만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해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기간을 두고 형을 탄력적으로 집행한다"고 밝혔다.
양 판사는 "범행이 계획적인데다 수시로 통화기록을 삭제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모친에게 전화를 걸게 해 귀가시간을 확인하는 등 치밀하고 대담한 점, 도구를 사용한 점, 세면대에 물을 받아 놓고 얼굴을 집어 넣는 등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모욕을 주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양 판사는 또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고 피해자 부모들이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엄벌을 요구한 점, 실형 이외에 다른 수단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우군에 대한 선고 형량이 낮은 것은 당초 서군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가담한 점 등이 고려됐다.
피해학생 가족 측은 선고 후 취재진에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형이 아니라고 본다. 구형보다 형량이 낮은 것 아니냐"며 "재판정에 안 나간 것은 가해자와 그 가족들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해학생 측 변호인은 항소 여부에 대해 "피고인들의 가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이 열린 대구지법 11호 법정에는 피해ㆍ가해학생의 또래로 보이는 학생 참관객 등 100여명이 몰려 높은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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