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19일 박희태(74) 국회의장을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조사했다.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법적으로 국회의장직을 유지 중인 박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 55분까지 약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사 시작 30분 전 이상호 부장검사와 평검사 2명을 공관으로 보냈고, 평검사들이 교대로 박 의장을 신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국회의장 공관 주변에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들이 몰려들면서 경비대는 추가 인력을 배치했고, 인근의 대법원장 공관도 경비를 강화했다.
검찰은 박 의장을 상대로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봉투의 전달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안병용(54ㆍ구속기소)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2,000만원 돈봉투 살포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 의장은 자신의 직접적 개입은 부인하면서도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나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40)씨 등 관련자들의 진술 및 증거를 바탕으로 박 의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대 당시 박 후보 캠프 재정담당인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전날 다시 소환한 데 이어, 이날 전대 당시 공보담당인 이봉건(50)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도 추가 소환해 박 의장 관련 여부를 추궁했다.
박 의장 조사를 끝으로 돈봉투 사건 핵심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박 의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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