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규격'이 파괴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화면은 점점 더 커지는 반면, 대형화 일색이었던 태블릿PC는 작아진 화면으로도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바야흐로 '멀티 사이즈'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5인치 크기의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를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전시회(MWC)를 통해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5.3인치 크기의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를 지난해 말 출시, 대형화 바람을 일으키면서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화된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3의 화면사이즈가 3.5인치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사이 스마트폰의 화면은 빠른 속도로 대형화되고 있는 셈. LG전자 관계자는 "화면크기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며 "손에 쥘 수 있으면서도 읽고 쓰는데 좀 더 편한 스마트폰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무작정 크기를 키우는 것은 아니며, 똑 같은 대형화면이라도 업체마다 선택이유는 다르다. LG전자는 가로와 세로 화면비를 4 대 3으로 맞추려면 5인치가 최적이라는 설명. 이 관계자는 "서적이나 A4용지, 고대 파피루스 문서까지 택한 4 대 3 화면비는 글자를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황금비율"이라며 "그런 만큼 옵티머스 뷰는 동영상 보다는 전자책과 문서 등 문서작업에 강점이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는 동영상 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화질(HD) 동영상 감상에 유리한 기다란 모양의 16대 10 와이드 화면비를 유지하기 위해 5.3인치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치열한 화면대형화 경쟁을 했던 태블릿PC는 올 들어 오히려 작은 화면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선 애플은 다음달 초 8인치 크기의 태블릿PC '아이패드3'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를 통해 9.7인치를 고수했던 애플이 화면 크기를 줄이는 이유는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때문. 아마존이 내놓은 저가 태블리PC인 킨들파이어는 작년 4분기에만 400만대가 팔릴 만큼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크기가 7인치로 작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화면크기의 고집을 버리고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 시장이 존재하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첫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은 7인치대였지만, 두 번째 버전인 '갤럭시탭2'는 아이패드를 의식해 10.1인치로 화면을 확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에서 7인치대로 다시 회귀한 갤럭시탭2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달 말 MWC에선 '갤럭시 노트'브랜드를 붙인 태블릿PC를 처음 선보일 예정인데, 여기엔 전자교과서 시장을 겨냥해 10.1인치 대형화면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일방적인 대형화도, 일방적인 소형화도 아닌 다양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응용소프트웨어(앱)와 액세서리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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