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기쁜 일을 축하하거나 슬픈 일을 잊으려고 술(알코올)을 찾는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에모리대 연구진은 초파리도 알코올을 마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초파리가 알코올을 찾는 목적은 단 하나, 살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초파리 유충이 섭취한 알코올 성분이 유충 몸 안에 있는 기생벌 알의 부화를 막아 생존율을 높인다고 16일 밝혔다. 기생벌은 초파리 유충 몸 안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기생벌 애벌레는 초파리 유충을 몸 안에서부터 갉아 먹어 결국 죽게 만든다.
연구진은 접시를 양쪽으로 나누고 한쪽엔 초파리 유충의 먹이인 효모를 6%의 알코올과 섞어 담았다. 다른 쪽엔 알코올 없이 효모만 뒀다. 그런 다음 풀어놓은 초파리 유충이 접시의 어느 쪽에 가는지를 하루 동안 살폈다.
그 결과 기생벌에 감염돼 몸 안에 기생벌 알을 품고 있는 초파리 유충의 80%와 감염되지 않은 초파리 유충 30%가 알코올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연구진은 "감염된 초파리 유충이 알코올을 섭취하려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초파리 유충이 알코올을 이용, 면역작용을 활성화해 기생벌 알이 몸 안에서 부화하는 것을 막는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실험 결과로도 나타났다. 감염된 초파리 유충 가운데 알코올을 섭취한 유충의 생존율은 60%였지만 알코올을 먹지 않은 유충은 모두 죽었다.
연구진은 "적정한 알코올 소비는 사람과 같은 다른 동물에서도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16일자에 소개됐다. 현대>
변태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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