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장들의 승리였다. 35년 만에 들어올리는 세계 3대 영화제 대상 트로피. 형제 감독은 주름진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그렸다.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타비아니(83), 파올로 타비아니(81) 형제가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흑백 다큐멘터리 '시저 머스트 다이'로 대상인 황금곰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대상은 헝가리 영화 '저스트 더 윈드'(감독 베네덱 플리고프)가 차지했다.
타비아니 형제는 1977년 '파드레 파드로네'로 칸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영화인생 정점에 올랐던 이들. 86년 이미 베니스영화제에서 명예황금사자상(평생공로상)을 받았다.
타비아니 형제가 5년 만에 선보인 신작 '시저 머스트 다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를 무대에 올리는 재소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마피아 간부 등이 출연했고,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6개월 촬영했다. 비토리오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재소자도 결국 인간이고, 인간으로 남는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수상은 셰익스피어 덕분"이라고 밝혔다. 동생 파올로는 "(재소자) 배우들이 자유와 폭압, 암살, 살인에 대해 말하면 원작 희곡의 메시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은곰상인 최우수남녀배우상은 '로열 어페어'의 덴마크 배우 미켈 보에 폴스라르, '워 위치'의 콩고 배우 레이첼 음완자에게 각각 돌아갔다. 또 다른 은곰상인 감독상은 '바버라'를 만든 독일 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받았다.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으로 알려진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은 첫 장편극영화 '가족의 나라'로 포럼 부문의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수상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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