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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등록금 속속 인상, 학부 인하분 메우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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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등록금 속속 인상, 학부 인하분 메우기냐

입력
2012.02.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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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슈가 된 '반값등록금 운동'의 영향으로 많은 대학들이 학부 등록금을 소폭 인하하거나 동결했지만 대신 일부 대학은 대학원 등록금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결집력이 떨어지는 대학원생들에게 부담을 지워 재정을 메우려는 대학들의 '꼼수' 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각 대학에 따르면 학부 등록금을 2.0% 인하했던 고려대는 특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을 3.0% 인상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경우 지난해 한 학기 당 등록금이 977만6,000원이었으나 올해는 1,006만9,000원으로 올랐다. 특히 고려대는 신입생들에게 지난해 액수 기준의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했다가 뒤늦게 인상분을 추가로 징수하기로 해 반발을 샀다.

서강대도 로스쿨의 등록금을 지난해 788만1,000원에서 올해 826만9,000원으로 4.9%(38만8,000원) 인상했다. 연세대도 학부 등록금은 2.3% 낮췄지만 전문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은 평균 2.5% 올렸다.

이 같은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학교 측은 '재정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많은 데다 학부생의 등록금을 인하하는 바람에 재정 악화 요인도 있어 대학원은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관계자도 "다른 대학 로스쿨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비가 싼 편이어서 운영이 어려워졌고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대학원은 학생이 선택한 고등교육이란 점에서 학부 등록금과 달리 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고려대 온라인 게시판에는 "학부 등록금 인하분을 대학원에서 충당하려고 하느냐", "돈 없으면 능력 있어도 (대학원을) 못 가는 세상이 됐다"며 학교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특히 학생 정원이 적고, 직장인 학생 비율이 높아 협상력과 결집력이 떨어지는 전문대학원과 특수대학원만 골라 등록금을 인상한 것은 '꼼수'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와 연세대는 일반대학원의 등록금은 동결했고, 서강대는 대학원 중 로스쿨만 올렸다.

서울대에선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대학원생 대표를 학교 측이 임의로 선발하자 대학원생들이 13일 학내 게시판에 학교본부를 성토하는 대자보를 게시해 반발했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불가피한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학교가 자체 노력 대신 학생들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는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의 명문 사학은 등록금이 높아도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배짱을 부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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