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JP) 전 총리가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표명한 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와 오찬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17일 정치권에선 그의 선진당 입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선진당 내부에선 JP의 입당 여부를 두고 불협화음이 형성됐다. "JP가 입당하면 선진당이 '도로 자민련'이 되고 말 것"이란 볼멘 소리가 당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 측은 이날 "자민련 옛 주군의 입당은 '자민련당'을 공식 선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심대평 대표 취임 이후 가속화한 당 지도부의 자민련화를 더욱 부채질 할 것이란 얘기다. 심 대표를 비롯 김낙성 원내대표, 변웅전 류근찬 최고위원, 김광식 사무부총장 등 상당수 주요 당직자들이 자민련 출신이다.
물론 당 일각에선 "JP가 입당할 경우 의원들의 잇단 탈당 충격을 완화하는 한편 4ㆍ11총선에서 충청표를 결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충청 지역에서도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JP를 끌어 안아야 전통적인 표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한 고위 인사는 "충청권이 JP 복귀를 원하는지 의문이고 과연 당 전체적인 이미지를 따져보기는 했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2007년 대선부터 새누리당 명예고문을 지낸 JP가 선진당에 입당할 경우 이 전 대표가 강조한 보수대연합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JP는 이날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청구동 자택을 찾은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에게 "새누리당에 미움이 있거나 섭섭해서 나가는 것이 아니다"며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말이 있듯 사라지는 준비를 하는 것에 불과하니 너무 괘념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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