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눈으로 본 천년고도 하노이
스토리텔링 하노이 / 김남일 외 지음
베트남의 수도이자 북베트남의 중심지인 하노이는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남베트남의 중심 도시 호치민의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이 도시는 베트남전쟁과 쇄국의 시절을 거치면서 무표정하거나 험상 궂은 얼굴의 이미지를 굳혔다. 하나 도시도 생물처럼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프랑스 식민시대가 남긴 수려한 건축물들, 도시 곳곳에 흩어진 아름다운 호수들, 달콤하면서도 쌉싸래한 베트남 커피의 향, 베트남 경제의 고도성장을 상징하는 신축 빌딩들… .
1,000년 수도 하노이는 천변만화의 풍경과 다채로운 사연을 안고 있다. '스토리텔링 하노이'는 단체 관광객의 시선이 아닌, 여유로운 이방인의 눈길로, 그곳에서 생을 버텨온 사람들의 육성으로 스펙트럼에 투과된 빛 같은, 그런 하노이의 진면모를 풀어낸다. 작가 김남일, 김정환 등과 베트남 작가 바오닌 부당 등의 하노이에 대한 단상을 묶었다. 아시아ㆍ204쪽ㆍ1만3,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내면의 경험에 접근하라… '포커싱 미술치료'
포커싱 미술치료 / 로리 라파폴트 지음
미국 저명 심리학자 유진 젠들린은 수백 건의 심리치료 상담 기록을 분석, 인지적 인식을 넘어 자신의 내면적 경험에 다가간 내담자가 성공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결론을 내고 6단계의 심리치료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에 자리한 감각느낌(felt sense)을 감지하게끔 유도하는 '포커싱(focusing)기법'을 개발했다.
이 책은 30년 간 표현예술치료 분야에서 활동해온 미국의 대학교수가 젠들린의 포커싱 기법을 접목한 미술치료 기법을 개발, 임상에 활용한 결과를 담은 것이다. 1ㆍ2부에서 '포커싱 미술치료'의 개념과 효과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3ㆍ4부에서는 정신장애인, 수감자, 암환자 등 내담자 유형별로 실제 임상 사례와 더불어 구체적 치료법을 제시한다. 내담자가 그리는 그림에 단순한 심리적 상상이 아닌 내면의 감각느낌이 드러나게끔 이끌어주는 것이 이 치료법의 핵심. 심리치료사를 주 독자층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 등에게도 유용하겠다. 오연주 옮김. 프로젝트409ㆍ368쪽ㆍ2만원.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햇병아리 선생님의 좌충우돌 학교생활
에스메이의 일기 / 에스메이 코델 지음
시카고 도심에 새로 문을 연 공립 초등학교에 부임한 에스메이 앞엔 가난과 가정불화, 폭력에 노출된 31명의 5학년 아이들,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의 교장,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학부모들이 있다. 스물넷의 초보 교육자에게 이보다 열악한 환경이 있을까. 초임 교사 에스메이는 끊임 없이 문제에 부딪히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에스메이의 일기> 는 저자가 학교에 부임하기 전 교장과의 면접을 시작으로 종업식까지 1년간의 이야기다. 에스메이의>
일상의 기록을 담은 일기문이기에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저자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1년을 함께 보낸 느낌이 든다. 글자를 깨우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알파벳 박물관'을 만들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을 이야기꾼으로 만드는 에스메이의 노력에는 애정과 열정이 넘친다. 저자는 이 책으로 교육필자협회에서 주는 교육 보고서 1등상을 받았고 후에 어린이를 위한 소설을 써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1999년 국내 첫 출간된 책의 개정판인 <에스메이의 일기> 는 교권이 흔들리고 교내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요즘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공경희 옮김. 세종서적ㆍ312쪽ㆍ1만2,000원. 에스메이의>
고경석 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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