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주미 대사를 이렇게 막 바꿔도 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주미 대사를 이렇게 막 바꿔도 되나

입력
2012.02.17 12:04
0 0

한덕수 주미 대사가 어제 한국무역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신임 회장에 추대됐다. 다음 주 열리는 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했다가 16일 돌연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사직서를 낸 지 하루 만이다. 한 대사는 15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주미 대사의 갑작스러운 자리바꿈이 대통령 뜻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우리 외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미 대사를 이렇게 전격 교체하는 이유와 배경이 매우 궁금하다. 일부에서 제기한 청와대와의 갈등설은 사실이 아니라 해도, 대통령 임기가 겨우 1년 남은 시점에 주미 대사를 바꾸는 게 과연 적절한 일인지 수긍하기 어렵다. 물론 한 대사는 심혈을 기울인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이 마무리된 뒤 소임을 다했다며 사의를 밝힌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식 발효까지 할 일이 남았고, 내달 서울서 개최하는 핵안보정상회의 준비도 그가 챙겨야 할 중요한 업무다. 어떻게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후임 대사의 업무 수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인선을 서둘러도 미국의 동의, 아그레망과 신임장 제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4월은 돼야 공식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 4강 대사를 교체하는 게 상례여서 재임 기간이 10개월을 넘기기 어렵다.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는 얘기다. 주재국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마당에 그런 활동은 아예 기대하기 어렵다.

한미 FTA 발효 후 무역협회장으로서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주미 대사보다 무역협회장 역할을 더 중요하다고 여길 국민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 측근을 주미 대사로 보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없지 않은 만큼, 후임 인선을 올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시 측근 챙기기 논란을 부를 인사는 철저히 배제하고,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업무 수행이 가능한 미국통을 발탁하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