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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경성과지수 상승에 흥분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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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경성과지수 상승에 흥분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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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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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들이 2년마다 발표하고 있는 환경성과지수(EPI)가 올해도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되었다. 매번 환경성과지수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의 순위가 몇 위인지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환경의 질과 환경정책을 비판하는 견해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올해 발표된 환경성과지수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132개 대상 국가들 중에서 43위를 차지하였다. 2010년 163개 국가 중 94위이었던 순위가 51계단이나 상승한 것으로 고무적이다.

이러한 평가 결과에서 좁은 국토, 높은 인구밀도, 급격한 산업화 등의 여건을 가진 우리나라가 받은 43위라는 올해 성적은 의미있는 순위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 결과를 보면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아 보인다. 올해는 2010년에 비해 지표수가 25개에서 22개로 줄었고, 22개 중에서도 8개가 새로이 추가되었다. GDP당 이산화황 발생량, 영ㆍ유아사망율 등과 같이 우리나라에 유리한 지표가 추가되었고 아마도 척도와 가중치도 조정된 것이 우리나라에게 좋은 순위를 가져다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환경성과지표 발표에서 종합순위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번에 처음 발표한 '환경성과지표 개선추세' 평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환경성과지수가 받았던 비판 중 가장 심각한 것은 환경개선을 위한 세계 각국의 정책적 노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부존된 자연 상태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평가방법을 택했다는 점이었다. 이는 국토가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에 유리한 평가체계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 및 경제 밀도가 높은 국가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구조였다.

환경성과지수란 그 명칭이 함의하는 바와 같이 성과, 즉 해당 국가의 환경개선성과를 평가해 보는 것이다. 노력의 성과보다 주어진 여건에 의해 그 평가가 좌우된다면 성과평가의 의미는 반감된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였는지 올해 환경성과지표 발표에서는 22개 지표별로 지난 10년간 개선노력을 분석하여 국가별 순위를 산정하여 발표했다. 첫 번째 시도로 실험적 분석이지만, 환경성과지표라는 명칭에 걸맞게 국가의 정책적 노력과정을 평가해 보았다는 점에서 방법론적으로 진일보했다고 할 만하다.

그리고 의미있는 것은 이 환경성과지수 개선추세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3위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의 수도권 대기질 개선정책이 우수 환경정책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환경정책 여건이 매우 열악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보전 노력을 국제사회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 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분들이 치하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은 환경성과지수 평가결과 순위가 조금 올라갔다고 해서 우리의 환경질의 절대적인 수준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순위가 나아졌다는 것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순위는 포함되는 지표와 그 척도, 개개 지표에 부여되는 가중치, 선택된 평가년도 등은 물론 포함되는 국가의 숫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고 절대적인 지표값의 변화다. 그러므로 개개의 환경지표에 대한 년도별 지표값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 중 세계적인 추이에 뒤떨어지는 지표가 무엇이고 이것의 개선을 위해선 어떤 정책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지를 성찰해 보아야 겠다. 특히 이번 환경성과지수 발표를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 농업,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나라 종합평가 순위를 낮추는 요인이 되는 정책분야에서의 노력을 더욱 강화했으면 한다.

정회성 한림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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