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에 상장된 회사의 자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한 조폭사업가와 금융전문가, 변호사 등이 잇따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유상증자 대금을 가장 납입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상장사 T사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구 폭력조직 부두목 박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T사 대표 고모(42)씨, 사채업자 김모(44)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8년 109억원 규모의 T사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84억원 상당의 실권주를 제3자 방식으로 취득하기 위해 사채업자 김씨에게서 84억원을 빌렸다. 그 후 은행으로부터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를 발급 받은 뒤 김씨에게 돌려주는 수법으로 가장납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T사 자금 10억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등 회삿돈 55억1,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박씨는 광고회사 D사와 합병을 앞둔 T사의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이모씨에게 회삿돈 24억원을 건네 주식을 매입하게 하는 등 시세조정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조남관)는 코스닥 상장 기업인 B사를 헐값에 사들인 후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자금을 빼돌린 금융전문가 송모(46)씨와 현직 변호사 박모(47)씨를 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사채업자 김모(39)씨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8년 12월 B사의 경영권을 26억원에 산 뒤 2009년 7월 230억에 매각하면서 매수인이 설립한 유령회사에 양도대금 명목으로 회삿돈 206억을 건넨 뒤 곧바로 17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횡령 자금을 마련키 위해 “탄소나노튜브(CNT) 관련 제품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는 내용의 과장 공시를 냈고 B사 주식은 2009년 한 때 6,000원선까지 올랐으나 2010년 400원까지 떨어졌으며 B사는 결국 상장폐지됐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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