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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사교육비는 그대로… 게다가 "학생숫자가 줄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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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사교육비는 그대로… 게다가 "학생숫자가 줄어서"

입력
2012.02.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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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교육 억제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해 초ㆍ중ㆍ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중학생의 사교육비와 주요 과목인 영어와 수학의 사교육비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교육열이 높고, 사교육비 지출 규모가 큰 서울의 사교육비가 2.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전국 1,081개 초ㆍ중ㆍ고교 학부모 4만6,000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사교육비 규모는 2010년 20조8,718억원보다 3.8% 줄어든 20조1,266억원으로 추산된다고 17일 밝혔다.

국가 차원의 사교육비 실태 조사가 실시된 2007년 이후 총 사교육비는 2009년 21조6,25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2010년엔 처음으로 총 사교육비가 전년 대비 7,541억원 줄었고, 지난해에도 7,452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도 정부의 당초 목표에는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해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교육비를 1조원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사교육비 감소 요인을 놓고도, 분석이 엇갈린다. 교과부는 방과후학교, EBS-수능 연계 정책 등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수가 줄어든 데 따른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수는 2010년 전년대비 21만명 줄었고, 2011년에도 24만9,000여명 감소했다.

사교육비 증감률은 초ㆍ중ㆍ고 별로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5,000원에서 24만1,000원으로 1.6% 감소, 2007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하지만 고교는 21만8,000원으로 전년과 같았고, 중학교는 25만5,000원에서 26만2,000원으로 오히려 2.7% 증가했다.

과목별로는 사교육비 지출이 1만~2만원대인 국어, 사회, 과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영어와 수학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월평균 8만1,000원으로 1.3%, 수학은 7만원으로 2.9% 증가했다. 특히 중학교는 영어가 4.4%, 수학이 7.8%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서울(2.2%), 제주(6.5%), 경북(1.6%), 충남(0.6%) 등에서 사교육비가 늘었고, 사교육비가 가장 높은 서울(32만8,000원)은 가장 적은 전북(15만5,000원)의 2배나 많았다.

반면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은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 “사교육비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방과후 학교와 어학연수 등 비용이 증가해 실제 ‘사(私)부담 교육비’는 늘어난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정부가 사교육비 유발 핵심원인에 접근하지 않고, 손쉽게 수치를 맞추려 무리하게 정책 수단을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고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한모씨는 “지금 영어 수학에만 월 150만원 가량 들어간다. 대입에 임박해 논술 지도와 대입 컨설팅을 받는 데는 수백만원씩 든다고 하는데 고교생 평균 사교육비가 21만원이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강남의 한 학원 관계자는 “수능 영어시험을 대체할 것으로 알려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과 주5일 수업에 대비한 각종 강좌와 프로그램이 학원가에 쏟아지고 있다. 방과후학교만으로 사교육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정부의 생각은 순진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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