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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업계 주름잡는 '네이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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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업계 주름잡는 '네이버 사람들'

입력
2012.02.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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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틱톡, 포도트리, 배달의민족 등 이른바 요즘 잘나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포털업체 NHN, 즉 네이버 출신이 이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인터넷이나 모바일, 게임업계의 네이버 출신들은 이제 거대 인맥을 형성할 정도"라며 "IT업계의 삼성전자 인맥 못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가장 잘 나가는 벤처기업 카카오(카카오톡 운영업체)도 네이버 군단이 점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NHN 창업자다. 김 의장은 10년간 네이버를 이끌다 2007년 돌연 미국법인 NHN USA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몰두했고 모바일 시장의 성장성을 택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본 것. 결국 2개월만인 2010년 3월 카카오톡을 내놓고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이뤄냈다.

김 의장과 함께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이석우 대표도 NHN출신. 카카오에 합류한 것 자체가 '좀 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김 이사장의 설득 때문이었다고 한다.

교육 앱 개발전문업체 포토드리의 이진수 대표 역시 NHN에서 6년간 미국법인 전략과 마케팅, 광고상품 기획을 담당하고 마케팅 센터장까지 맡았던 인물. 2010년 카카오의 부사장으로 일하다 포토드리를 창업했다.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1,000페이지에 달하는 교재를 만들며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모바일 광고업체 퓨처스트림네트웍스의 신창균 대표는 NHN에서 9년간 근무하며 사업개발팀장과 중국 태스크포스(TF)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광고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짝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NHN 출신 젊은 피도 주목된다. 영어교육 업체 스픽케어를 만든 심여린 대표는 NHN에서 비즈니스 광고를 담당했다. 평소 영어 교육에 관심을 두다 전화영어 서비스를 개발한 남편 이비호 현 스픽케어 부사장과 회사를 차렸다.

5개월 만에 1000만명을 가입시킨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만들어 낸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는 NHN 최연소 검색 팀장 출신. 그는 젊었을 때 뭔가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투자의 기회를 잡았다.

NHN 출신들이 벤처업계를 이끌게 된 동력은 뭘까. 기획, 영업, 개발,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NHN에서의 경험이 창업이나 벤처기업에 뛰어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또 NHN이 쌓은 일본과 미국에서 노하우를 경험하는 것도 국내 벤처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무대로 진출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는 "NHN에서 익힌 마케팅과 해외시장 개척 경험과 노하우가 창업을 하는데 밑바탕이 됐다"며 "NHN 출신 핵심 인재들이 많다 보니 직간접적인 인맥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여린 스픽케어 대표도 "NHN이 한국인들이 원하는 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강점"이라며 "특히 배너광고 영업에서 근무한 노하우가 현재 교육 서비스 광고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네이버 출신 창업자들이 많아진 것이 네이버의 한계를 스스로 보여준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가 인터넷 공룡이 되면서 더 이상 '벤처정신'을 유지할 수 없게 됐고, 그러다 보니 꿈과 패기를 가진 '벤처인'이 아닌 '대기업 직원'이 되어가는 현실에 반발해 뛰쳐나와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포도트리의 교육 앱 같은 창의성 넘치는 콘텐츠는 이제 NHN에서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출신의 한 CEO는 "네이버가 지나가면 수많은 개발자들이 황폐화되는 광경을 목격했다"면서 "기업과 개발자가 좀 더 공생하는 생태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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