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을 25조원 가량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상한선을 밑돌지만, 증가액이 4년 만에 최대치여서 우리 경제를 짓눌러온 가계 빚 부담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2년도 경영계획서'에서 올해 연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24조5,000억원 늘어난 478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간 증가액은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 453조6,000억원의 5.4%로,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가계대출 상한선(경상성장률 6~7%)을 준수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8년 24조9,000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중에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5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출 상환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50조원 가량으로, 이중 상당수가 만기에 원금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대출이다.
은행들이 예년보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고 신용대출을 늘리기로 한 것도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 은행들은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예년(7~10%)보다 낮은 5.5%로 억제하는 대신 최근 수년간 취급을 억제해왔던 신용대출 증가율은 5.2%로 높이기로 했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는 만큼 대출금리가 높아 경기가 둔화되면 부실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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