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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금속' 탄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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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금속' 탄탈

입력
2012.02.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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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으로 유명한 제약사 바이엘에는 알려지지 않은 자회사 HC슈타르크가 있다. 이 업체의 주력사업은 광물 제련 및 판매. 그 중에서도 탄탈이 핵심인데, 이 업체는 탄탈의 출처와 거래처에 대해 철저히 비밀을 고수하고 있다. 숨기고 싶은 이면 때문이다.

이 회사는 콩고산 콜탄(콜롬보와 탄탈이 함유된 광석)을 쓴다. 이를 제련해 탄탈을 뽑아내는데, 전세계 콜탄 공급의 80%가 콩고산이다. 그런데 정부가 채굴하는 콜탄보다 투치족 등 반군이 루안다 출신 후투족 포로 등을 강제 동원해 채굴한 광석이 더 많다는 게 정설이다.

반군들은 콜탄을 팔아서 번 돈으로 무기를 구입한다. 이 무기는 '와토토'로 불리는 콩고 반군 소년병들에게 지급된다. 반군들은 심지어 10세 미만 어린 아이까지 와토토로 끌어들인 뒤, 마약을 투여하며 강제노동과 전쟁에 투입한다.

그래서 세계 인권단체 등은 콩고지역에서 나오는 탄탈을 '블러드 다이아몬드(강제 아동노동으로 채취된 다이아몬드)'못지 않게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한다. 미국정부가 분쟁지역 광물을 규제하려는 것도 인종학살, 노예노동으로 이어지는 반군의 내전자금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탄탈은 '죽음의 금속'으로 불린다. 1802년 처음 발견한 스웨덴 화학자 에크베르크는 탄탈의 채굴ㆍ제련과정이 너무 혹독하다고 해서, 고통을 상징하는 그리스신 탄탈로스의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추악한 과정을 통해 채취되지만, 탄탈은 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소재다. 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휴대폰, 원자력 발전기, 현미경과 디지털카메라, TV, 전투기, 자동차에까지 쓰인다.귀하다 보니 일부 기업들은 콩고 반군들과 밀거래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국내 대기업도 탄탈 불법거래 의향을 밝혔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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