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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반도 핵문제 미중 조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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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반도 핵문제 미중 조율 강화"

입력
2012.02.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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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 아닌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방미 3일째인 15일(현지시간) 말문을 열었다. 전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의 공격적 발언에 즉답을 피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이날 워싱턴의 우호단체 환영오찬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오해와 의심을 불식하라"면서 미국의 국부 조지 워싱턴의 말을 인용했다. 시진핑은 "워싱턴은 '진정한 친구인지를 보려면 말이 아닌 행동을 봐야 한다'고 했다"며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과 티베트 문제는 외교적 타협이 배제되는 중국의 핵심이익이니 미국이 간섭해서는 안되며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각국이 독특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시진핑 부주석은 앞서 열린 미중경제위원회(USCBC) 연설에서도 현안 토론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미국 자체의 경제 정책과 구조 조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이란 핵 문제 등 분쟁지역 사안에 대한 미중의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양자 및 다자 체제를 활용해야 한다"며 국제 현안에 적극 개입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양국은 공동의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국제문제에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대등한 입장의 공조를 역설했다. 중미관계를 '소용돌이와 굴곡 속에서도 거스르거나 멈출 수 없는 강물'로 규정한 시진핑은 "양국 관계가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을 맞아 역사적인 출발점에 서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발언은 중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의회 지도자들과 냉랭한 만남을 가진 직후 그의 태도가 바뀐 점도 이런 정황을 보여준다. 의회 지도자들은 비공개 면담에서 덕담도 하지 않은 채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한편 시진핑이 이끄는 500여명의 경제사절단은 271억달러(30조원) 상당의 미국산 물품 구매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끄는 사절단은 보잉사 항공기 200대 등 450억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을 했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시진핑의 방미가, 머리(속)로는 싸우고 꼬리(겉)로는 화해하려는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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