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의 문책성 인사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전 소속부대 지휘관의 어머니를 살해한 전직 육군 부사관이 사건 발생 5년 만에 검거됐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6일 조모(64)씨에 대해 70대 노파를 살해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2007년 10월24일 오후 화천군 풍산리 최모(77)씨 집을 찾아가 최씨를 수 차례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1993년 1월 화천 육군 모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전역한 조씨는 복무 당시의 문책성 전보조치에 앙심을 품고 14년이 지난 뒤 소속부대 연대장을 지낸 최씨의 아들 박모(60)씨를 찾아갔다가 최씨와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발생 당시 목격자는 물론 뚜렷한 증거가 없어 미제로 남는 듯했던 이 사건 해결에는 조씨가 박씨를 협박하기 위해 범행 직후인 2007년 11월5일부터 지난해 1월20일까지 최씨 집으로 보낸 7통의 편지가 단서가 됐다.
경찰은 편지에 '연대 뒷골짝' '휴양소' 등 군대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점에 주목, 탐문수사를 벌여 박씨가 조씨를 문책 인사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편지봉투의 우표에 묻은 타액에서 채취한 DNA와 조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 조씨를 체포해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박씨의 거주지를 알아내기 위해 최씨를 찾았는데 자신을 무시해 충동적으로 둔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며 "추가 조사와 함께 조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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