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57)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5일 프랑스 TF1 방송에서 “폭풍 속에 있는 배의 선장처럼 나의 직무를 포기할 수 없다”며 그렇다,“나는 프랑스의 대선 후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 후보로 나설 사르코지는 '강한 프랑스'를 기치로 내걸고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지만 앞길은 험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지지율에서 경쟁자인 프랑수아 올랑드(58) 사회당 후보에 밀린다. 여론조사 결과 대선 1차 투표에서 사르코지는 24%, 올랑드는 28%를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안 나올 경우 5월 6일 열리는 결선투표에서도 올랑드에 43% 대 57%로 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르코지가 지지율 격차가 굳어지는 것을 우려해 대선 도전을 예정보다 앞당겨 발표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의 집권 5년에 대한 프랑스 내 평가도 후하지 않다. 지난해 실업률은 9.9%로 1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선거가 치러지는 4월에는 1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취임 초부터 사치스러운 생활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그는 이달 초에도 엘리제궁 보유 차량이 121대라는 보도가 나오며 다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이 다르다. 대미 관계를 개선했고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주도했으며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몰아내는데 앞장섰다. AFP통신은 '리비아에선 사랑 받지만 프랑스에선 사랑 받지 못하는'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사르코지는 대외적으로 '강한 프랑스'를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이날도 "모든 것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다"며 "실업자에게 직업훈련기회를 제공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경제적 성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노동 규제를 완화하는 등 독일식 구조개혁을 실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동성애자의 결혼과 입양을 제한하고 이민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밝히는 등 보수 정책도 내놓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르코지의 정책이 지난 대선 때보다 우파적인 색책가 강해졌는데 이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리 르펜(44) 후보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사르코지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다. 16일에는 안시의 치즈공장을 방문하고 19일에는 마르세유를 방문해 대규모 유세를 할 예정이다. 15일에는 트위터 계정(@NicolasSarkozy)을 열어 한 시간 만에 수만명의 팔로어를 모았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