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重慶)시 당 서기를 위기에 몰아넣은 왕리쥔(王立軍) 충칭 부시장이 6일 청두(成都) 주재 미 총영사관측에 보 서기의 치부 내용이 수록된 X파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사이트 보쉰(博迅)닷컴은 16일 베이징(北京) 하이뎬(海淀)구 위취안루(玉泉路)의 고급 안가에서 조사받고 있는 왕 부시장이 미 총영사관에서 하루를 묶으면서 보 서기의 X파일을 담은 CD를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보 서기의 X파일이 미국의 수중에 실제 넘어갔을 경우 자료의 처리를 놓고 미중 간 갈등과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보쉰은 왕 부시장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아닌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부와 인민해방군 총참모 2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왕 부시장은 총영사관에 들어간 경위와 총영사관 안에서 있었던 전말을 소상히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시 공안국장을 역임한 왕 부시장은 중앙기율검사위 내부에 보 서기 측근인사들이 포진, 정보 보고를 실시간으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는 것을 거부했다고 보쉰은 분석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16일 1면 사설에서 일부 지방 간부들의‘이미지 정치’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설은 “일부 지방 간부들이 ‘거품’을 만들어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다”며 “자기가 심은 나무의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려는 것처럼 임기 내에 효과를 보려는 것으로, 연못을 말려 물고기를 잡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특히 “간부 교체기를 맞아 새로 선출될 지도자는 훌륭한 당성과 품성을 지니고 진실과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보 서기가 충칭시 서기로 부임한 이래 정치인답지 않은 튀는 행보를 잇따라 보이는 등 ‘이미지 정치’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당 기관지가 ‘이미지 정치’를 정면 비판한 것은 보 서기를 숙청하기 위한 정지작업일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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