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의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명 이상의 수감자가 사망했다.
AP통신은 14일 오후 10시 50분(현지시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북쪽으로 140㎞ 떨어진 코마야과시의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 최소 27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요 보닐라 온두라스 보안장관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272명이지만 300명 이상이 숨졌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교도소에는 850여명이 수감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현지 소방서 관계자의 말을 빌려 "열쇠를 가진 교도관을 찾지 못해 100여명의 수감자가 감방에 갇힌 채 숨졌다"며 "끔찍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지역 라디오방송도 "감방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수감자들이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었고 교도소 건물은 화염에 휩싸여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병원에는 수감자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수백명의 가족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혼란에 따른 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온두라스 국가안보국의 헥토르 이반 메히아 대변인은 "화재를 틈타 많은 수감자가 감옥을 탈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감자 여러 명이 감옥 지붕에서 뛰어내려 도망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전언도 나왔다.
온두라스 당국은 시설 내 전기 합선이나 재소자에 의한 방화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다닐로 오레야나 현지 교정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수감자 폭동에 따른 방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