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과 관련해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던 서울 연고구단의 나머지 한 투수도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 14일 브로커 강모씨의 진술에 의해 경기조작설에 연루된 B투수 소속의 서울 연고 구단 관계자는 15일 전지훈련지로 날아가 해당 투수를 직접 만났다. 이 관계자는 "면담 결과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먼저 사실 무근이라고 잘라 말한 A투수에 이어 두 선수 모두 경기 조작설을 완강히 부인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만약 검찰 조사가 시작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검찰의 의지에 따라 두 선수의 수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구단은 이미 황폐화된 팀 분위기에 침통해 했다. 관계자는 "사실이라면 당연히 큰 일이었지만,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선수들은 누가 책임지느냐.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명까지 거론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구단은 두 투수의 이름을 전해 들은 전날 직접 지난 시즌 경기 일지까지 복기하며 문제가 된'첫 이닝 고의사구(볼넷)'조작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기록만으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먼저 A투수의 경우 1회 볼넷 허용이 11게임. 이닝당 볼넷 허용 개수가 0.57개에 달할 정도로 평소 제구력이 좋지 않았고, 1회에 2개 이상의 볼넷을 내준 경기도 4경기였다.
또 다른 의심을 받는 B투수의 경우 1회 볼넷 허용은 12게임이었다. B의 경우 1회에 2개의 볼넷을 허용한 1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확하게 1개씩만 내줬다.
B투수는 지난 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한화 양훈(15차례), LG 리즈(14차례), 넥센 문성현, KIA 양현종(이상 13차례)에 이어 5위에 그쳤고, A투수도 8위에 머물렀다.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은 두 투수이기에 더욱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구단은 "공정한 경기를 생명으로 하는 프로야구와 우리 구단에 중차대한 문제라고 판단했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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