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의 용의자들이 이스라엘 외교관을 노린 암살팀으로 드러났다.
AFP통신 등 외신은 태국 정보 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이란인 용의자 3명은 암살팀이었다”며 “차량에 폭탄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 대사를 포함한 외교관들을 겨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15일 전했다. 태국 당국은 인도와 조지아(옛 그루지야)에서 13일 발생한 이스라엘 외교관 차량폭탄테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면서도 “최근 국제 정치의 긴장 관계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핵 개발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갈등을 겪는 이란이 배후에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외교관을 겨냥한 연쇄 테러와 관련해 “핵 과학자들의 암살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해 온 이란이 은밀한 보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인도와 조지아 테러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자석 폭탄이 14일 방콕 테러에 사용된 점을 근거로 “배후에 동일한 테러 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그러나 테러 연관성을 부인하며 오히려 이스라엘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과 태국의 우호적이고 역사적인 관계를 해치려는 시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앞서 14일 용의자 사에이드 모라디(28)는 방콕 수쿰윗 71 거리에서 탑승을 거절당한 택시와 경찰에 폭탄을 던져 자신을 포함, 택시 기사와 행인 등 5명이 다쳤다. 태국 경찰은 현장에서 다쳐 병원으로 후송된 모라디와, 말레이시아 출국을 시도하다 공항에서 체포된 모하마드 하자에이(42)를 폭탄 테러 혐의로 이날 기소했다. 경찰은 또 이미 말레이시아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용의자 1명을 쫓고 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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