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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일 생일과 강성대국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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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일 생일과 강성대국 원년

입력
2012.02.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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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은 김정일의 70주년 생일, 소위 광명성절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급작스런 사망 이후 처음 맞는 생일이라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35년만의 기록적인 한파와 극심한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호화로운 생일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생일 기념으로 사리원시에 물고기 수백톤을 공급했다. 10일에는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개최했고 7일엔 전국소묘축전, 8일엔 영화상영 순간이 개막됐다. 김정일 생일기념 우표가 발행되고 2ㆍ16 과학기술상, 김정일 훈장 등이 제정돼 수여됐다.

사회단체들도 나서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조선여성동맹,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은 각각 결의대회를 열고 김정일의 업적을 되새겼다. 8일엔 평남 증산군 석다산의 바위에 '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이라는 120m의 글귀가 새겨지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만들어 놓은 백두산 밀영 고향집을 찾는 각 계층 근로자들과 청소년학생들의 수가 매일 2,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망자를 내세워 내부체제를 공고히 하고 3대세습의 안착을 위해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와 함께 외교가의 축하사절도 북한에 속속 들어올 계획이다. 그 중 중국의 사절단이 누가 오는가가 관심사이다. 중국은 그 동안 김정일 생일 전인 1월 말이나 2월 초에 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내왔다. 지난해에는 멍젠주 공안부장이 방북했다. 중국 고위층 인사의 방문과 더불어 6자회담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연스런 남북관계의 진전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북의 태도를 보면 4월 총선 이후에나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김일성의 100회 생일(4월15일 태양절) 전까지는 이달 말 한미 합동 군사훈련,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남북 경색이 이어질 조짐이다. 북한이 김정일의 100일 탈상 시점인 3월 말까지는 별다른 대외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는 순탄치 않다. 7일 정부가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신청한 북측 위원회와의 접촉승인을 거부했다. 정부는 "6ㆍ15 남측위와 북측위의 접촉이 정치적 사안으로 번질 수 있어 민간단체가 논의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거부 배경을 밝혔다. 이어 9일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고구려 고분군 일대의 산림 병충해 방제를 위한 남북당국간 실무접촉을 거부했다.

2일엔 국방위원회 명의로 우리 정부에 보내온 '공개질문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저지른 '대역죄'를 뼈저리게 통감하고 사죄할 것인가, 6ㆍ15와 10ㆍ4 공동선언을 이행할 의지를 공식 표명할 것인가,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으로 북측을 헐뜯지 않겠다는 것을 공언하겠는가 등을 물어왔다.

또 6ㆍ15를 지지하는 통일애국단체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는것은 북남공동선언에 대한 유린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면서 "괴뢰보수패당은 집권후 '친북좌파척결'을 떠들면서 악명높은 보안법을 휘둘러 범민련 남측본부, 실천련대, 민주노총, 전교조를 비롯한 북남공동선언을 지지하고 그 이행을 요구하는 통일애국세력에 대한 파쑈적 탄압에 피눈이 되어 날뛰였다"고 주장했다. 남한의 친북ㆍ종북세력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속셈이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후 첫 생일을 계기로 3대 세습의 정통성과 조기 안정을 꾀하고 있다.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도 김정은은 3일까지 총 15차례의 공개활동 중 10차례나 군사 분야를 방문했다. 북한은 여전히 남한내 분열 조장과 국내정치 문제에도 개입하기 위한 기도를 계속 하고 있다. 김정은은 올해 성공적인 강성대국 원년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우리는 김정은이 내부체제의 강화와 남한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한 무모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예의 주시해야 한다.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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