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의 한 공장에서 30대 남자가 직원들에게 엽총을 난사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15일 오전 9시40분쯤 서산시 수석동 농공단지 내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인 D산업에서 이 업체 전 직원 성모(31)씨가 엽총을 발사, 직원 최모(38)씨가 숨지고 임모(30)씨와 문모(56)씨가 부상을 당했다.
성씨는 현장에서 작업 준비를 하며 쉬고 있던 직원들을 향해 승용차에 탄 채 10여 발을 조준 사격하는 등 모두 50여 발을 발사했다. 직원 정모씨는 "화물 하역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빵'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직원 1명이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며 "당시 현장에는 직원 6명가량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씨는 범행 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방향으로 도주하다 서해대교 위에서 검거 직전 제초제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서산경찰서는 9시4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20km에 걸쳐 성씨를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성씨는 경찰차에도 엽총 20여 발을 난사했다. 경찰은 승합차로 성씨의 차량을 들이받아 멈춰서게 한 뒤 전기총(테이저건)을 발사해 검거했다. 경찰 차량과 성씨 차량의 추격전을 눈치챈 일부 화물차량 등은 성씨의 진로를 가로막으며 경찰의 추격을 돕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자신 소유의 사냥용 산탄엽총을 영치한 당진경찰서 중앙지구대를 찾아간 그는 "제천으로 사냥을 하러 간다"며 엽총을 인수했다. 검거 당시 성씨는 허리에 직경 1㎝ 가량의 탄환 111발을 두르고 있었으며 배낭 등에 탄환 258발을 넣어두고 있었다. 차량에서는 붙잡힐 경우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휘발유가 담긴 페트병 3개도 발견됐다.
성씨는 검거 직후 "3년 전 공장에 다니던 시절 직원들이 나를 괴롭혀서 보복하기 위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3년이 지난 시점에 보복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보고 정신이상 증세가 있을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서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