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구 승부조작 파문/ 속속 드러나는 정황… 프로야구 최대 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구 승부조작 파문/ 속속 드러나는 정황… 프로야구 최대 위기

입력
2012.02.15 12:17
0 0

프로야구까지 강타한 경기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연고구단 선발 투수 2명의 경기 조작 연루설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프로야구 경기 조작을 목격했던 사람의 양심 고백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사이트를 운영했던 A씨는 15일"또 다른 수도권 한 팀의 A급 선발 투수가 브로커와 담합해 경기 조작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제 뉴스가 나왔을 때 당연히 이 선수라 생각했는데 다른 팀이어서 놀랐다. 아마도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그는 "이 선수의 경우 지난해 경기 일지만 복기해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보를 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KBO는 "여러 제보가 날아들고 있어 정확한 내용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신빙성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구단에 전달해 주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은 전날 최근 구속된 브로커 강모씨로부터 서울 연고구단의 선발 투수 2명이 고의로 경기 과정을 조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불법 도박 사이트는 수천 개에 이르며 잠시 개설했다가 법망을 피해 문을 닫은 경우까지 합치면 셀 수 없을 정도라는 것. 그만큼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검은 유혹의 '문'은 크게 열려 있는 셈이다. A씨는 "투수뿐 아니라 타자들에게도 은밀한 유혹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타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조작할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면서 "투수들의 이름이 집중적으로 거명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투수의 경우 이번에 구체적으로 드러난'첫 이닝 고의사구(볼넷)'은 승패에 지장을 주지 않고 간단히 눈속임을 할 수 있다. 특히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면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볼넷 1개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장을 지휘하는 지도자들은 경기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14일 브로커 강모씨의 진술이 나오자 충격에 빠진 상태다.

A씨의 양심 선언처럼 프로야구 경기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2004년 프로야구를 뒤흔들었던 병역비리 사건을 능가하는 메가톤급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는 2004년 '병풍'으로 20명 이상이 구속되며 전 사회적인 이슈를 일으켰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였던 병역 비리와 달리 경기 조작은 스포츠 자체를 부정하는 '범죄 행위'로 비교가 불가능하다.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8개 구단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넥센 투수 문성현도 구단 조사 결과 도박 사이트 브로커를 통해 경기 조작 가담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현은 제안을 즉각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성현이 제안을 받은 시점이 2010년이라는 점을 보면 프로야구 경기 조작은 단순히 지난해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횡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까지 관심 있게 다루고 있는 경기 조작 파문은 700만 관중 시대를 눈앞에 둔 프로야구 흥행에 최대 위기가 될 전망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