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이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5일 보험영업 부문의 누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보유 주식의 값을 억지로 끌어올린 이 회장과 자산운용 관련 임원 3명, 계열사 대표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또 그린손보 법인과 계열사 2곳, 협력회사 2곳도 고발할 방침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5,167회에 걸쳐 투자자산 중 보유물량이 많고 거래량이 적어 시세조종이 쉬운 5개 종목 주식에 대해 주로 매 분기말 장 종료 무렵 집중적으로 고가의 매수주문 등을 내 주가를 올린 혐의다. 이 회장은 심지어 보험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데 제한이 있고,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아 단독 시세조종이 어렵자 계열사와 협력회사도 끌어들였다. 이런 시세조종으로 5개 종목 주가는 매 분기말 평균 8.95% 상승했다.
조사결과 이 회장은 주력인 보험에서 지속적으로 손해가 나 지급여력(RBC) 비율이 감독당국 권고기준(150% 이상)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주식운용이익(평가이익)을 높이려고 담당 임원들에게 시세조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RBC 비율이 기준 미만이면 방카슈랑스 판매가 5,000만원 이하로 제한될 수 있다.
실제 시세조종으로 그린손보의 RBC 비율은 분기말 평균 16.9%포인트 높아져 2010년 3월부터 5분기 연속 권고기준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보험사는 운용자산 중 8%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지만 그린손보는 지난해 3월 현재 전체 자산운용의 약 21%를 주식에 투자했고, 주식 보유금액 중 시세조종 5개 종목 비중이 80%가량을 차지했다.
이 회장은 1989년 현대증권에 입사해 92년 동방페레그린증권을 거친 ‘증권맨’으로, 2004년 그린손보 회장에 취임했다. 보험영업보다 주식투자 등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강조해 보험업계의 ‘이단아’로 불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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