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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만·티베트 문제 한계선 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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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만·티베트 문제 한계선 넘지말자"

입력
2012.02.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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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개국(G2)의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만났다. 서로 미소를 던졌지만 뼈 있는 말들이 오갔고, 팽팽한 탐색전이 벌어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방미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마주했다. 만남은 예정된 45분을 훨씬 넘겨 85분 간 진행됐다. 그만큼 서로에게 할말이 많았다. 언론에 공개된 면담 서두에 오바마는 “미국은 중국의 평화적 부상을 환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오바마는 경제와 외교, 인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의 시리아 제재를 중국이 거부한 것을 놓고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모두가 동일한 통행규칙을 따른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며 위안화 절상과 무역불균형의 시정을 촉구했다.

시진핑은 경제, 안보 현안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대화로 마찰을 풀길 바란다”며 방어적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민감한 사안에는 물러서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중성을 지적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미국을 평가하나, 실제 행동으로 양국 관계의 틀을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충고했다. 앞서 열린 오전 회담에서도 시진핑은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중국의 핵심이익인 대만과 티베트 문제를 미국이 존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간 양국은 협력을 하면 서로 이익을 얻고, 갈등하면 상처를 얻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참을 수 없는 한계선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백악관 만남에 이어 열린 국무부 오찬에서 바이든이 오바마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게임이 공정할 때만 미중 양국은 협력할 수 있다”며 지적재산권, 인권, 시리아 문제 사태 등 불만 리스트를 공개했다. 시진핑은 “지난 30년간 중국의 인권상황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미 언론은 이런 시진핑에 대해 “소박하고 친근미가 있다”며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시진핑을 몰아세웠지만 의전에서는 그를 국가 원수급으로 예우했다. 오바마와의 만남도 접견이 아니라 시간과 대화의 폭에서 정상회담 수준으로 격식을 올렸다. 국무부 오찬에는 내로라 하는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펜타곤을 찾은 시진핑에게 예포와 의장대 사열로 대우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상급 예우와 달리 방미 직전 중국에서 전개된 권력형 사건으로 미뤄 시진핑의 정치 입지가 확고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방미에서 심각한 실수는 그의 정치 일정에서 이탈하는 것일 수 있다”며 “그에게는 미국이나 세계보다 중국 인민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진핑은 15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자들과의 만난 뒤 아이오와주로 이동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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