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24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화단에 고등학생 B(17)군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7층이 B군의 집이다.
인근 C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B군은 자신의 컴퓨터에 '공부가 어렵다.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겨 파장이 일고 있다. B군이 거주하던 대치동 A아파트 일대는 인근에 학원이 밀집해 교육 1번지로 불릴 만큼 부모나 학생의 학구열이 높은 곳이다.
특히 B군이 다닌 C고교는 자율형 사립고로 이 지역 학군 내에서도 공부를 많이 시키기로 유명하다. B군은 학교가 봄방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자율학습에 나가 밤 12시 전후까지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의 같은 반 친구 D(17)군은 "B군이 전날까지만 해도 함께 농구 게임을 했는데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야간학습에 최소 절반 이상의 학생이 남을 만큼 치열한 경쟁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C고 1학년 E(17)군은 "방학 중에도 밤 12시 이전에 집에 가본 적이 없다"며 "대입을 포기한 친구들을 제외하고 이군처럼 중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4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유지하며 긴장된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은 B군이 처지를 비관, 자신의 아파트 집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자살 동기 등을 확인 중이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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