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주총 때마다 낙후된 지배구조의 기업들을 공격해온 '장하성(사진) 펀드'의 올해 타깃은 남양유업이었다.
남양유업은 14일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가 ▦현금배당을 주당 2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1주당 9주의 주식배당으로 유통 주식수를 늘리며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는 2007년 4월부터 미국의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이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운용하고 있는 펀드로,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어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린다.
회사 측은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당장의 고액 배당 보다는 신규 사업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하성펀드가 남양유업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우량기업이지만 주주를 위한 정보 공개 등에 소극적이고 유통주식 수가 부족한 것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남양유업은 대부분 상장회사가 운영하는 주식 관련(IR)담당자조차 두지 않고 있으며, 대주주 지분과 외국계 지분 등을 제외한 유통주식이 겨우 27만여주(3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음식료 업종평균보다 크게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장하성펀드는 지난해 주총에선 태광산업을 공격했다. 태광산업 역시 대주주 지분이 너무 많고 유통주식수가 적은 알짜기업이라는 점에서 남양유업과 공통점이 있다. 장하성펀드는 당시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상향 등을 요구했으나 주총 대결에서 패배했다.
장하성펀드는 현재 남양유업 지분 약 1.8%를 보유하고 있으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지분은 25%에 달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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