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교역조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2011년 4분기 및 연중 무역ㆍ교역조건지수'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5년=100)는 76.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75.1)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하락률도 8.9%로 5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데, 이 지수가 76.6이라는 것은 같은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 100개의 상품을 수입했다면 작년 4분기에는 76.6개만 수입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 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은 수출단가보다 수입단가가 더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 수출단가는 6.7% 상승한 반면, 수입단가는 17.0%나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에 원유 수입단가가 37.5% 급등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소비재 수입단가도 10% 이상 높아지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작년 4분기 -3.7%로 2009년 1분기(-9.1%) 이후 근 3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입 단가 상승을 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작년 연간으로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2.4%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