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14일 설립 17년 만에 회사 이름에서 창업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연구원장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저녁 이사회를 열고 "매출 1,000원 달성과 판교 사옥이전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안랩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15일 사명 변경 건을 공시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사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안철수연구소측은 이번 사명변경이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2000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에서 현재의 안철수연구소로 사명을 바꿀 때, 2005년 안 원장이 CEO에서 물러날 때도 이름을 빼는 것을 논의해 왔지만 창업자의 상징성 때문에 못했는데 이번에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랩이라는 사명은 연구소가 2010년 이후 국내외에서 사용한 약칭 안랩(AhnLab)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이전한 판교 사옥 외관에 AhnLab 이라는 영문 로고를 달았다.
하지만 연구소 주변에선 안 원장으로 인해 기업도 정치바람을 타게 되자, 선을 긋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 원장 때문에 회사가 구설수에 휘둘리고 정치테마주로 간주돼 주가등락이 심해지는 등 후유증이 나타났다"며 "기업은 정치와 엮이는 것 자체가 리스크인 만큼 사명변경으로 안 원장과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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