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숨진 가수 휘트니 휴스턴(48)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abc방송이 14일 보도했다.
abc는 휴스턴이 미 캘리포니아의 베벌리힐튼 호텔 객실 욕실에서 발견됐을 때 "그의 폐에 물이 들어 있었으나, 익사로 이어질 만큼의 양은 아니었다"며 "이미 정신을 잃고 나서 욕조 안에 엎드린 자세로 쓰러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얼굴이 물 속에 잠기면 숨이 막혀 몸을 뒤척이게 되는데 휴스턴은 엎드린 채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뤄 익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abc는 그의 방에서 발견된 신경안정제 자낙스와 바륨 성분의 약들이 담긴 약병, 그가 마신 것으로 보이는 샴페인과 맥주 등에 주목했다. 알코올과 신경안정제 성분이 몸 속에서 섞이면서 정신을 잃고 욕조에 빠져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방송은 휴스턴이 과거 코카인 등 마약과 알코올 중독 경력이 있고, 이 약물들은 마약이나 알콜중독 치료에 주로 처방되지만 의존성이 매우 강한 것이라고 전했다.
13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공개한 현장사진에는 면도기와 옷가지들, 샌드위치 등이 욕실 바닥에 흩어져 있다. 경찰은 그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은 뒤 샤워 후 먹기 위해 칠면조 샌드위치와 약간의 피클을 쟁반에 담아 욕실로 가져 갔으나, 결국 먹지 못한 채 숨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경찰 등이 휴스턴의 사인을 약물과다로 몰아가고 있다"며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독극물 검사를 포함한 모든 부검결과가 나오는 6~8주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의 시신은 13일 유족들에게 인계돼 로스앤젤레스에서 고향인 뉴저지주 뉴와크로 옮겨졌다. 장례식은 18일 낮12시 뉴와크의 뉴 호프 침례교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휴스턴은 어린 시절 이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했다. 뉴와크에는 휴스턴의 팬들이 그의 대형 사진과 꽃, 촛불 등을 바치며 추모 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그녀의 끝없는 재능에 반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너무 젊은 나이에 그의 재능을 잃게 된 것은 비극이다"고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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