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6개국의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됐다. 그리스가 진통 끝에 구제금융 긴축안을 통과시켜 겨우 숨통이 트이나 싶었던 유럽에 다시 재정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몰타 등 6개국의 신용등급을 1, 2단계씩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A1에서 A3로 두 단계 떨어졌고, 이탈리아는 A2에서 A3, 포르투갈은 Ba2에서 Ba3로 각각 한 단계씩 내려갔다.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A1→A2), 몰타(A2→A3)의 신용등급도 한 단계씩 강등됐다.
무디스는 또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대해선 최고 국가신용등급(Aaa)을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는 “향후 18개월 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40% 가까이 된다는 의미”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유로존 위기로 재정과 거시경제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럽의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각국의 긴축 정책과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다만, 유럽 각국이 유로존 존속과 개혁이행 의지가 확고해 강등 폭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이날 유로존 최대 규모인 산탄데르와 반키아를 포함해 각각 15개, 4개 스페인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은행과 국가신용 위험 간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은행 지원 능력이 약화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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