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등 교사 임용시험에서 객관식 시험이 사라지고, 교육대와 사범대 선발 및 교육과정에서 인ㆍ적성 평가가 강화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3단계(객관식, 논술, 실연 및 면접) 시험이 2단계(논술 및 주관식(서답형) 고사, 실연 및 면접)로 바뀌는 것이 골자다.
1차에서 객관식 대신 논술(초등은 교직, 중등은 교육학)과 주관식 시험(초등은 교육과정, 중등은 전공)을 본다. 2차는 수업실연, 심층면접 등이다. 개선안은 초등은 올해 시험부터, 중등은 내년부터 적용한다.
앞으로 시행될 논술시험은 ‘학급의 왕따 해결 방안을 (교육학) ○○모델을 도입해 설명해보라’는 식으로 출제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학 객관식 시험이 실제 교사로서 소양을 측정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아 교육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교육관 등을 묻는 논술시험을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 교과부는 2013학년도 교원양성대학(교대, 사범대)의 입학생 선발부터 인ㆍ적성 요소 평가를 강화하고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신입생부터는 재학기간 중 의무적으로 2회 이상 인ㆍ적성검사를 해야 하고 결과는 교사 자격증 취득검정에 반영된다. 교직과목 이수 성적기준은 현재 졸업평점 환산점수 75점(100점 만점) 이상에서 80점(B학점) 이상으로 높아지고 B학점 이상 비율은 최대 70%로 제한된다. 또 내년부터 임용고시 응시자격에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3급)’이 추가된다.
이번 개선은 1차 시험이 2008년 주관식에서 객관식으로 바뀐 지 4년만의 변화로 교과부는 과도한 사교육 의존 등을 이유로 객관식 시험을 폐지했다.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수는 “객관식 시험 도입 이후 학생들이 대학 수업은 등한시하고 노량진 학원가로 몰려가 문제풀이 훈련만 하는 등 교대, 사범대 교육과정이 엉망이 됐다”며 “애초에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른 학생만 임용시험 응시자격을 갖게 하고, 시험은 논술형으로 치르면 교대, 사범대 교육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4번째 국어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31)씨는 “새로 도입되는 서답형 시험이 지엽적으로 개념어를 암기해 답하던 2008년 이전의 주관식 시험과 같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객관식을 도입한 지 얼마 안돼 다시 주관식과 논술고사를 준비해야 해 당장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모범답안 공개가 없는 현행 2차 논술채점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수험생들이 많다”며 “논술첨삭비 등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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