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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판매량 뚝뚝… 르노삼성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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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판매량 뚝뚝… 르노삼성 '가시밭길'

입력
2012.02.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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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실적도 떨어지는 등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쟁사들처럼 새 차를 내놓고 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되레 기존 차에 몇 가지 인테리어 제품을 추가하며 값을 올리는 등 실책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판매 실적은 완전 바닥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가 최근 발표한 자동차 회사들의 1월 판매 성적을 보면, 르노삼성은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6,207대, 8,233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4%, 31.6%나 폭락한 것이다. 업계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르노삼성의 부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10년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량은 15만5,696대를 기록했지만, 2011년에는 29.8% 하락한 10만9,221대에 그쳤다. 특히 주력모델인 SM5, SM3 모델이 각각 35.4%, 41.9% 감소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중고차 매매회사 SK엔카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지난해 출시한 뉴SM5(SE 모델)은 1,8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새 차 가격 2,240만원과 비교하면 19.6%의 감가율을 기록한 것. 경쟁차인 기아차 K5(럭셔리)의 17.8%, 현대차 YF쏘나타(탑 고급형)의 17.1%과 비교해 값이 훨씬 더 많이 떨어졌다. SK엔카 관계자는 "르노삼성 차들은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탄탄한 품질과 내구성을 앞세워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갔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K5, 쏘나타에게도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품질 하락과 소비자 신뢰도 추락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에어백 결함으로 12만대 가까운 리콜에 들어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실제 르노삼성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국내 브랜드, 수입 브랜드를 통틀어 이뤄진 리콜 자동차의 76%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만 무려 18만 여대를 리콜해 최대 리콜 브랜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르노삼성은 SM3, SM5, SM7, QM5 등 딱 4가지 차만 내놓고 있다"면서 "책상의 4개 다리 중 하나만 흔들려도 책상 전체가 흔들리듯 르노삼성은 한 가지만 흔들려도 그 타격이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다른 브랜드들처럼 공격적으로 새 차를 내놓거나 마케팅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SM7이 새로 나왔지만 신차 효과도 얼마 가지 못했다.

문제는 르노삼성의 부진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의 플랫폼(자동차의 기본 골격)으로 여러 모델을 개발하면서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게 시장의 대세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올해 신차 발표 계획이 없다. 9월 SM3, 11월 SM5의 부분 변경 모델이 나올 뿐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올 뉴 SM7'에 가죽 시트 등 일부 사양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최소 10만원에서 62만원 올렸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지 5개월여만인데, 이는 지난해 취임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의 '수익성 개선 전략'의 하나라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프로보 사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품질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대ㆍ기아차 등 대부분 회사들이 가격을 내리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가격 인상 카드는 때를 잘못 읽은 것"이라며 "앞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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