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이 국민연금의 재벌 편들기 논란으로 확산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SK 관계자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소속 위원 2명이 사퇴한 것에 대해 "국민연금 내부의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하이닉스 임시주주총회에서 나온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도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과거의 일로 기업인의 경영활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는데다 확정 판결 전에 미리 예단해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측은 최 회장의 하이닉스 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오너가 직접 판단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책임경영을 한다는 취지에서 사내이사로 등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막후에서 경영권을 행사하면 그게 더 문제 아닌가"라며 "등기이사가 된다는 것은 경영상의 권한과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K는 14일 열릴 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최 회장을 권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뜻밖의 악재로 대표이사 선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적법 절차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출된 이상 대표이사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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