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카의 빅엿'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다 근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42) 서울북부지법 판사 사태를 계기로 일선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소집된다.
서울서부지법은 13일 법관 연임 심사의 투명성 보장 및 이의제기 절차 마련,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사결과 공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단독판사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관계자는 "전체 단독판사 22명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절반 이상이 찬성해 수석부장판사에게 판사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는 현직 판사들이 법관 재임용 심사의 공정성 및 재판 독립권 침해 여부에 대한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일선 법관들의 요구에 따른 판사회의 개최는 2009년 초 신영철 대법관(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 이후 3년 만이다.
판사회의 소집 움직임은 다른 법원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북부지법도 판사회의 개최를 위해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일선 판사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급 법원에서 5분의 1 이상의 판사가 동의할 때 법원장은 지체 없이 판사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한편 대법원은 13일 사법부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은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 재판부의 합의내용을 공개한 이정렬(43ㆍ사법연수원 23기) 창원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원 징계위원회(위원장 박일환 선임 대법관)를 열고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위는 "법원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심판의 합의를 공개함으로써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같이 의결한 뒤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결정 내용을 보고했다. 법원조직법 65조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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