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에서 현지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A(46ㆍ여)씨 등 탈북자 10여명이 8일 오후 선양 버스터미널에서 버스 탑승한 직후 공안에 체포됐다. 이들은 가족이 기다리던 한국으로 향하던 도중이었으나, 공안에 억류돼 북한으로 강제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일단 선양시 행정구류소에 임시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이 이미 북송을 위해 지린성 옌지로 이송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억류된 탈북자 중 19세 소녀는 이미 한국에 정착한 부모를 만나려고 탈북했고, 16세 소녀는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형제를 만나려 한국행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13일 오전 북한 인권단체로부터 이같은 긴급구제 요청을 접수하고 이날 오후 전원위원회의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관련 자료 미비로 일단 논의를 미루기로 했다. 인권위는 외교통상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내용을 파악한 뒤, 추후 회의를 열어 긴급구제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진정이 접수된 후 진정인에 대한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이뤄지는 정황이 확실한 경우 직권으로 긴급구제를 권고할 수 있지만, 이 사안의 경우 그 대상의 외국의 행정기관(중국 공안)이어서 한국 인권위의 긴급구제가 효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선양에서 체포된 10명을 포함해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 24명이 현재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12, 13일 이틀에 걸쳐 조ㆍ중공안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현재로선 북송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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