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은행 지점장이 고객 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포천에 있는 K은행 지점장 이모(48)씨가 지난 10일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 계좌에서 38억5,000만원을 빼내 5~6개 계좌에 분산 이체한 뒤 일부를 챙겨 잠적했다.
이 사실은 한 계좌에서 거액이 빠져나간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 측의 조사로 밝혀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수억원이 인출된 계좌의 고객에게 연락해보니 최근 뺀 돈이 없다는 답변이 왔다"며 "이체된 계좌에 대해 즉시 압류 조치를 했으나, 이씨가 돈 일부를 챙겨 도주했다"고 밝혔다.
K은행 측은 이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고객 통장에서 돈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금액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며 "이씨가 빼내간 고객 예금은 은행이 100%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은 뒷북 관리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형 은행의 지점장이 수십억원의 돈을 빼돌렸는데도 은행 내부에서 점검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K은행의 자체 조사를 지켜본 뒤 후속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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