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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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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를 넘어라"

입력
2012.02.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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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운명'이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인 동부와 정규리그 디펜딩 챔피언 부산 KT가 만났다. 두 팀은 14일 KT의 홈인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동부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남은 시즌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 짓는다. 이틀 후 홈인 원주에서 다음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동부는 축포를 미룰 생각이 없다. 우승은 시간 문제고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서울 삼성전까지 13연승을 질주한 동부는 KT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면 14연승을 이어간다. 이 경우 16일 홈에서 창원 LG를 상대로 프로농구 역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이 부문 최고는 2004~05시즌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신인 SBS가 수립한 15연승. 부산에서 축배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KT전에서 승리하면 동부는 2007~08시즌 자신이 세운 역대 최소경기(48경기) 우승을 1경기 앞당겨 신기록을 수립한다.

동부의 우승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상대가 하필이면 KT라는 점이 공교롭다. KT는 바로 지난해 11월2일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동부에 패배를 안긴 팀. 당시 동부는 개막 8연승의 고공 비행을 하고 있었다. 1라운드 전승에 마지막 1경기를 앞뒀던 동부는 KT에 일격을 당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또 KT는 이번 시즌 동부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2승3패로 열세지만 2승은 모두 홈인 부산에서 거둔 것이었다. 여기에 KT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장소가 원주였다. 당시 KT는 동부에 대승을 거둔 뒤 다른 곳에서 경기를 한 전자랜드가 패한 덕에 우승을 확정했다. 관중이 모두 빠져나간 뒤 쓸쓸한 잔치를 벌여야 하긴 했지만 이번엔 입장이 바뀌어 동부의 축제에 안방을 내줄 '위기'이기에 순순히 물러설 수 없다. 전창진 KT 감독이 전 동부의 사령탑이었던 것도 묘한 인연이다. 여러모로 두 팀 모두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꽉 들어찰 관중과 취재진으로 뜨거운 열기가 예상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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