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600살 먹은 다래나무, 전국에 하나뿐인 조선시대 한글 비석, 역시 국내에 하나뿐인 중국 탑, 고승들의 부도 양식을 대표하는 팔각원당형 부도 중 가장 오래 된 것,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글씨. 모두 서울에 있는 문화재다.
수절 중인 다래나무(천연기념물 제251호)는 창덕궁 대보단 근처에 있다. 노원구에 있는 조선 중종 때 비석 '이윤탁 한글 영비'(보물 1524호)는 '신령스러운 비이니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글로 새겨 놓았다. 봉은사의 판전 현판 글씨(서울시 유형문화재 제83호)는 추사가 죽기 사흘 전에 쓴 작품이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마당에 있는 통일신라 고승 염거화상탑(국보 제104호)는 팔각원당형 부도의 효시이고, 창경궁 식물원 앞 연못가의 팔각칠층석탑(보물 1119호)은 중국 명나라 때 유물이다.
서울은 삼국시대 한성백제의 도읍이자 조선의 수도로 2000년 이상 역사의 중심이었던 곳답게 문화유산의 보고다. 전국에서 국보와 보물 등 국가 지정 문화재가 가장 많은 곳이 서울(864개)이다. 국보는 전체 314개 중 51%인 159개가 서울에 있다. 국가 지정 문화재를 비롯해 서울시 지정 문화재(433개), 등록문화재(106개)를 합친 서울의 문화재는 1,403개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가 이 많은 서울의 문화재를 총정리한 <서울의 문화재> 증보판을 책과 CD로 발간했다. 전 6권 총 3,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도록으로, 사진과 도면을 넣어 설명했다. 2003년 발간본을 개정ㆍ증보했다. 당시 서울의 문화재는 800여개였으나 2001년 도입된 등록문화재를 추가하면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의>
책은 문화재를 유형별로 수록했다. 1권은 건축물, 2권은 도서류, 3권은 도자기ㆍ금석문ㆍ의복ㆍ장신구ㆍ무기ㆍ과학기기, 4권은 무형문화재ㆍ민속문화재ㆍ천연기념물ㆍ등록문화재, 5권은 불교문화재 중 불화와 불경, 마지막 6권은 그 외 불교 문화재를 정리했다.
총 500질을 찍어 절반은 판매하고 절반은 공공도서관에 보냈다. 이르면 3월 말부터 서울시사편찬위 홈페이지(culture.seoul.go.kr)에서 전자책으로도 볼 수 있다. (02)413-9539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