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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부주석 13일 방미/ 中 차기 지도자의 데뷔무대… 신중모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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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부주석 13일 방미/ 中 차기 지도자의 데뷔무대… 신중모드 예상

입력
2012.02.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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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래권력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13~17일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미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한다.

시 부주석은 10월 하순 열릴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이어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것이 확실해 차기 중국 지도자로서의 방미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이번 방미가 차기 지도자로서의 외교적 능력을 과시하는 국제사회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미국으로선 향후 10년간 주요 2개국(G2)으로 상대해야 할 중국 지도자의 면면을 사전 탐색하고, 원만한 관계설정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시 부주석 방미 일정에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 방문이 포함된 사실만으로도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시 부주석의 방미에서 다뤄질 양국 현안은 이란 및 시리아 사태가 가장 예민한 이슈다. 김정은 북한 체제 출범 이후 북한 핵 문제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양국간의 군사적 경쟁 등도 주요 관심사다. 경제적으로는 무역분쟁과 위안화 환율 문제,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권문제와 정치개혁, 티베트문제 등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 시 부주석이 방미기간 중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중미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단초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특히 미국과 관계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확실히 다른 목소리를 냄으로써 다가올 자신의 시대에 대한 예고편을 보여줄 거라는 것이다.

시 부주석은 그러나 미중 간 다양한 갈등을 들춰내기 보다 중국의 평화공존 노력을 설명하고 양국 간 상호협력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하는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현안들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오만한 지도자"라는 소리를, 섣불리 화해무드로 나섰다가는 "서방의 끄나풀"이라는 혹평을 들을 수 있는 그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다.

시 부주석을 대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11월 대선을 앞둔 오바마 역시 '중국 때리기'로 지지를 공고히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결국 두 지도자의 만남은 각자 꿍꿍이를 감춘 형식적 만남에 그칠 공산이 크다.

미 브루킹스연구소 중국 정치전문가 청 리는 "시 부주석이 이번에 반 서방적인 태도와 발언을 한다면 정치인으로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방에 지나치게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터 로만 헤리티지재단 아시아 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은 주요 현안에서 근본적인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며 "시 부주석 방미가 중요한 외교 이벤트이긴 하지만 향후 10년간 우호적인 관계를 약속하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외에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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