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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우산 수리·대여 봉사 김성남 할아버지 암투병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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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우산 수리·대여 봉사 김성남 할아버지 암투병 소식

입력
2012.02.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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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간 우산 수리ㆍ대여 봉사로 사회에 감동을 주었던 '우산할아버지'(본보 2010년 3월11일자 14면) 김성남(82)씨가 말기암 투병 중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2일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선 지하철 야탑역 4번 출구 앞 우산수리센터에서 우산을 수리해 주던 김씨는 석 달 전부터 병세가 악화해 자리보전을 하고 있다. 인천 딸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던 김씨는 최근에는 서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 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태다.

김씨가 우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인 구 성내역(현 잠실나루역) 앞 시영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할 때 비 오는 날 발을 동동 구르는 행인들이 안쓰러워 시작한 일이 벌써 30년을 넘겼다. 그 때 130원 하던 비닐우산 300개를 사 빌려 주던 것이 평생 우산 수리로 이어질지는 그도 몰랐단다.

김씨는 1994년 성남으로 이사한 뒤 동네를 돌며 망가진 우산을 모았고, 2000년 무렵부터 태평역과 야탑역에 간이 우산 수리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2001년 이런 선행이 알려지면서 행정자치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의 선행이 점차 알려지면서 2004년 서울 서초구청에 우산수리센터가 개설됐고, 양재종합사회복지관은 자활사업 프로그램으로 우산수선을 마련해 그에게 제자 배출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어 그의 우산 수선 기술은 서울 송파·은평구, 경기 구리·과천시, 인천까지 전파됐다.

김씨는 하루 평균 40~50개를 고쳐 그간 김씨의 손을 거친 우산만 60만개가 넘는다. 야탑역 우산수리센터와 인근 빌딩 지하 작업장에는 그가 수리한 우산 3,000개가 지금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2010년 선거운동 중 김씨를 만난 인연으로 허름한 수리센터 컨테이너를 교체해 준 이재명 성남시장은 주민생활지원과장을 인천으로 보내 문병하기도 했다.

김씨의 부인 명효순(76)씨는 "암에 걸려서도 틈만 나면 수리센터에 출근했다"면서 "지금도 우산 수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우산을 빌려 써봤다는 이수정(45ㆍ성남 분당구)씨는 "비 오는 날 일부러 야탑역에 내려 우산을 빌려간 적이 있다"면서 "그 분이 만들어 준 우산을 아직 돌려주지 못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인들은 그가 10년 전 전립선암, 7년 전 대장암을 이겨 냈듯이 이번 세 번째 식도암도 이겨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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