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이 대형마트 휴무일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가 영외마트 운영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참여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강원 춘천, 양구와 경기 평택 등에 위치한 9곳의 영외마트에는 롯데슈퍼가 참여하는 신선식품관이 마련돼 있다. 국방부는 이런 신선식품관을 올해 육해공군 마트 107곳에 입점시키고, 향후 15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접경 오지에 사는 군인과 가족들은 생필품 구입에 어려움이 많다"며 "군 가족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과거 지역업체에 위탁해 야채와 반찬 등을 판매해 왔지만 품질이 좋지 않고 비싸다는 불만이 제기돼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롯데슈퍼를 납품업체로 선정했으며 이 업체는 국군복지단에 판매위탁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외마트에 입점, 야채 과일 육류 생선 등 300여 종의 농수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마트별 하루 평균 매출액은 1,000만∼1,5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 중 신선식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20%(군 주장), 80~90%(지역상인 주장) 수준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군 당국이 앞장서서 SSM의 확산을 부추기고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영외마트에 일반인에 대한 출입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SSM이 지역농산물 소비 등 상생에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군 영외매점의 영내 이전 및 SSM의 신선식품매장 입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강신환 전국SSM대책위원회 강원도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도내 4곳의 영외면세점을 군부대 영내로 이전해 줄 것을 국방부에 요구할 계획"이라며 "전통시장 인근에 영외면세점 개점 계획이 알려지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비판 여론이 일자 "벽오지부대, 전방부대의 영외마트를 대상으로만 SSM의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역 상권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를 판단해 중소도시에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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