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지 열흘이 지나면서 뉴타운 사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총 1,300여 곳에 달하는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 중 사업시행인가 이전단계인 610개소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추후 추진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 지역과 이미 사업 추진이 많이 된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업지가 뉴타운에서 해제돼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 신규공급물량 공백으로 이어져 새 아파트 및 기존 단지의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어 본궤도에 오른 단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침체된 시장분위기 속에서 이번 서울시 뉴타운 정책으로 프리미엄 상승이 기대되는 뉴타운 지역은 사업시행인가 과정을 거친 256곳이다. 뉴타운 사업은 사업시행인가를 거치면 그 후부터는 대개 착공과 동시에 분양, 입주까지 빠르게 진행이 이뤄져 사실상 사업지체의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서울시 뉴타운 재검토에서 빠지게 된 아파트 재건축도 사업진행에 대한 제동이 걸리지 않은 덕분에 사실상 숨어있는 수혜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시범뉴타운인 은평·길음·왕십리뉴타운 중 은평뉴타운과 길음뉴타운은 이미 입주가 상당부분 진행돼 직접적 수혜로 꼽긴 어렵다. 다만 왕십리뉴타운의 경우 총 3개 구역 중 2구역 한 곳만 분양해 아직은 수혜대상지로 분류할 수 있다. 왕십리1구역과 3구역이 올해 내 분양할 예정이라 1~3구역이 함께 완성되면 선호도가 높은 주거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1구역은 전용 41~148㎡ 총 1,702가구 중 933가구를, 3구역은 전용 61~178㎡ 2,101가구 중 1,19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2차 뉴타운 중에서는 전농ㆍ답십리뉴타운, 미아뉴타운, 가재울뉴타운, 아현뉴타운 등이 분양사업을 진행했으며 이 중 ‘가재울뉴타운’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 6개 구역 중 1·2구역은 2009년 입주를 했고, 3구역은 분양 중이며, 4구역은 4월 분양예정이다. 가재울뉴타운은 신규업무지구로 팽창하고 있는 상암지구(DMC)의 배후주거지로 주목 받고 있다.
3차 뉴타운 중에서는 ‘흑석뉴타운’이 눈에 띈다. 3차 뉴타운 대부분이 추진위원회 및 조합설립 등의 사업초기단계에 이르지 못한 구역이 대부분인데 비해 흑석뉴타운은 재개발 사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4~6구역을 중심으로 가속도가 붙었다. 실제 흑석뉴타운 5구역 흑석한강센트레빌은 지난해 첫 입주를 시작했고, 4구역을 재개발 한 흑석한강푸르지오와 6구역을 재개발 한 흑석센트레빌Ⅱ는 현재 분양 중에 있다. 흑석뉴타운은 9호선 개통으로 강남 및 용산, 여의도 등의 접근성이 우수한데다, 한강 조망 및 서달산, 국립현충원근린공원의 녹지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는 등 입지 조건도 좋은 편이다.
재개발 지역이지만 입지조건이 우수하고 대규모 단지를 형성하는 성동구 금호동 일대도 유망한 거주지역으로 꼽힌다. 강남 및 강북 진출입이 수월한 금호 14구역과 금호 17~19구역의 경우 현재 전용면적 85㎡의 조합원 매매금액이 5억원 후반에서 7억원 초반 대이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에 입주예정에 있다.
한주희 이삭디벨로퍼 부사장은 “서울시의 뉴타운 사업 재검토로 인해 아직 사업초기인 단지들은 개발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신규공급에 공백이 예상된다”며 “지금 같은 주택시장 불황기에 미리 움직인다면 최소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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